다녀오다 시리즈의 2탄은 겸재 정선 미술관이다. 정선은 조선만의 화풍인 진경산수화를 완성시킨 화가로 이번 미술관의 주인공이다.
요즘 서양 미술사에 흥미가 생겨 관련된 책들을 보았더니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졌다. 마침 긴 휴가를 받아 쉬고 있어 시간도 있겠다 전시회를 찾아보았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진행 중인 서양미술 전시회가 없었다. 이때 운 좋게도 겸재 정선 미술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서양 미술과 비교를 통해 동양 미술의 특징을 느껴보고자 겸재 정선 미술관을 찾아가게 되었다.
진경산수화란 무엇인가?
겸재의 대단함을 알려면 진경산수화와 이전의 화풍에 대해 간단한 이해가 필요하다. 겸재 이전의 조선의 산수화는 중국에 영향을 받았다. 절파화풍이라고 불리는 중국식 산수화에 영향을 받아 있었고, 조선의 화가들은 눈으로 본 적도 없는 중국의 산과 풀과 꽃을 그렸다.
진경산수화는 여기에서 벗어나 조선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눈으로 본 것 처럼 실제 경치를 그리지는 않았지만, 주제를 한반도에서 찾기 시작했고 구도를 화가가 자유롭게 선택하여 사실적인 요소와 화가의 구도가 더해저 인상적인 그림을 빚어낸다. 기존의 화풍을 박살내고 조선의 미술이 나아갈 길을 새롭게 제시했기 때문에 겸재의 작품이 더욱 가치가 있다.
실제로 서양 미술사에서도 기존 미술에 대한 변화를 만들어낸 화가들이 유명세를 떨치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겸재 정선의 대표작은?
겸재의 '금강내산총도'라는 작품이다. 36세에 금강산에 다녀와 13 작품을 아우른 신묘년 풍악도첩을 만들었는데 그중 금강산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그린 작품이다.
금강산의 전경을 사진으로 찍어 같이 비교할 수 있도록 전시하였는데, 금강산 사진을 보기 전에는 인위적인 바위산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진을 보면 그림의 놀라움과 함께 금강산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후 59세에 그린 '금강전도'와 비교하여 보면 다른 인상을 느낄 수 있다.
겸재의 작품 중 가장 좋았던 '인왕제색도'이다.
이름은 '비가 온 후 구름이 개는 인왕산 그림' 정도로 해석할 수 있으며, 특히 오랜 친구인 사천 이병연의 쾌유를 빌어주는 마음이 담겼다는 해석이 있어 더 좋은 인상으로 남은 그림이었다.
이 작품은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 구입하여 현재는 삼성미술관 리움에 있다.
국보로 지정되어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보고 오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했던 '금강전도' 작품이다. '금강내산총도'와 같은 주제여서 선택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겸재 인생의 중기와 후기에 따라 금강산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 선택했다.
이 작품 역시 이병철 회장이 구입하여 인왕제색도와 함께 삼성미술관 리움에 전시되어 있다.
별다른 설명 없이 그림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관람평 및 후기
동양미술은 원근법보다 평면화를 중시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겸재 정선 미술관에서는 평면적인 그림과 원근법이 적용된 그림을 함께 볼 수 있었다. 어떤 이가 말했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요즘 들어 체감이 된다. 어린 시절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지루해 죽을 것 같았는데 요즘에는 하루 종일 관람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또한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면 자연스레 문화 사대주의에 젖어갔는데 이번 미술관 투어 덕분에 동양미술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 근교에 있어 교통편도 좋으니 이 포스팅을 보는 분들에게 이 글이 겸재 정선 미술관을 다녀오는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다.
P.S 미술사를 취미로 공부하는 만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참고자료]
Aesthetic와 Narrative에 관한 考察 :: https://aesthetician.tistory.co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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